“낮에 심한 졸음, 뇌이상 의한 질병”… 기면증원인 첫 규명

  • 입력 2004년 10월 15일 18시 26분


기면증 환자 뇌의 PET 사진. 흰색 부분에서 포도당 대사가 정상인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기면증 환자 뇌의 PET 사진. 흰색 부분에서 포도당 대사가 정상인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밤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유난히 낮에 졸려하는 사람이 있다. 심한 경우 일하거나 운전 중에도 자기도 모르게 잠들기도 한다. 이와 같은 난치성 수면장애 기면증(嗜眠症)의 원인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처음 밝혀졌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홍승봉(洪承奉·45) 교수와 주은연(朱恩演) 전임의 연구팀은 기면증 환자 24명과 정상인 24명의 뇌를 양전자단층촬영(PET) 장치로 관찰해 환자의 뇌 시상하부, 시상, 이마엽(전두엽), 마루엽(두정엽) 부위의 포도당 대사가 정상인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뇌가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에 착안해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각성호르몬인 히포크레틴 결핍이 기면증의 원인이라는 가설을 확인했다. 히포크레틴이 분비되고 전달되는 부위의 포도당 대사가 적은 것은 이 부위의 신경세포 활동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결과는 최근 임상신경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뉴롤로지(Annals of Neurology)’에 게재됐다.

홍 교수는 “질병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저 ‘잠이 많다’고 탓하지만 기면증은 뇌의 기능적 문제에 의한 질병”이라고 말했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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