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공무원 증원을 무조건 나무랄 수는 없다.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로운 행정 수요가 발생했다면 그에 맞게 인력을 늘려야 할 것이다. 문제는 지금이 과연 그럴 시기이고, 공무원 조직이 그럴 만큼 국민의 신뢰를 얻고 있느냐는 점이다.
지금 나라 형편은 최악이다. 각종 경제지표가 곤두박질하는 가운데 모두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고, 거리에는 실업자가 넘쳐나고 있다. 안보 교육 등 주요 국정 현안은 중심을 잡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정권 담당 세력이나 정부가 제 할 일을 못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일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자기성찰은커녕 되레 공무원을 늘려 달라니 그런 염치없는 일이 어디 있는가. 예컨대 정원이 301명인 국정홍보처의 경우 전자홍보, 영상홍보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145명이나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정권 홍보’에 치중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마당에 무슨 인력이 그렇게 더 많이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
민간 부문에는 줄곧 개혁을 강조하는 정부가 정작 자기혁신에 게으르다면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다. 더욱이 중앙 부처 인력 증원은 정부 기능의 많은 부분을 경쟁력이 강한 민간 부분으로 이양하는 세계적 추세와도 맞지 않다. 행자부는 먼저 각 부처의 불요불급한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효율성에 따른 구조조정이 더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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