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영등포-강남구 모노레일 사업 논란

  • 입력 2004년 10월 19일 18시 08분


서울 강남구가 2007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을 추진 중인 1단계 강남 모노레일 조감도. 도산대로와 영동대교를 잇는 ‘ㄱ’ 자 형태의 노선으로 건설할 예정이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서울 강남구가 2007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을 추진 중인 1단계 강남 모노레일 조감도. 도산대로와 영동대교를 잇는 ‘ㄱ’ 자 형태의 노선으로 건설할 예정이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모노레일이 서울의 새로운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서울 강남구와 영등포구가 모노레일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마포구도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에 모노레일 건설을 검토하는 등 서울의 차세대 대중교통수단으로 모노레일이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가 19일 “강남구와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모노레일을 도입하는 것은 타당성이 없다”며 부정적으로 돌아서 모노레일 건설을 둘러싼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정개발연구원 등이 차세대 교통수단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강남과 여의도는 앞으로 대중교통 사각지대가 거의 없어지므로 모노레일 건설이 불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여의도는 앞으로 지하철 9호선(2007년 완공 예정)과 신안산선(안산∼여의도∼청량리역·2015년) 등이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어서 대부분의 거주자가 지하철 도보 영향권(역 반경 500m)에 들어간다는 것.

강남지역도 앞으로 신분당선 연장(성남 정자∼강남·2009년 완공, 강남∼용산·2015년 완공), 지하철 9호선(2007년 완공) 등이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어서 대중교통 사각지역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분석됐다.

시 관계자는 또 “현재 미아 난곡 목동 면목 은평 등 대중교통 취약지역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시가 강남과 여의도의 모노레일 사업을 지원하는 것은 우선순위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만약 이 같은 논리에 따라 서울시가 모노레일 건설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사업 자체가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영등포구는 3500억원을 들여 여의도에 모노레일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노선은 국회의사당∼신길역∼63빌딩∼여의나루역∼국회의사당(12.23km)을 잇거나 당산역∼윤중로 벚꽃길∼여의도공원∼여의나루역∼63빌딩∼신길역을 잇는 노선 등이 검토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타당성 검토를 실시해 결과가 나오는 대로 착공할 계획.

하지만 3500억원의 공사비는 영등포구의 1년 반치 예산에 해당하는 거액. 구는 서울시가 공사비 대부분을 지원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여의도 모노레일은 국제금융센터, 윤중로 벚꽃길 등 여의도의 명소를 묶어 줄 관광상품이 될 것”이라며 “시를 계속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도산대로∼영동대로 길을 잇는 1단계 모노레일(6.6km)을 2007년까지 건설하고 이어 2단계 모노레일(7.8km)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의 앰트랜스사와 합작법인 설립 협약을 맺는 대로 공사에 들어갈 예정.

1단계 노선에 드는 비용은 약 2000억원. 구는 이 가운데 서울시가 800여억원을 부담하고 시유지인 학여울역을 차량기지로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2000년에 서울시에서 먼저 제안해 시범적으로 도입하기로 약속한 것”이라며 “강남은 승용차를 이용한 출퇴근이 많아 항상 정체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모노레일과 같은 새로운 대중교통수단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만약 시가 지원해 주지 않는다면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진한기자 liked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