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용씨 집행유예… 2심서 벌금 60억 선고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이홍권·李弘權)는 19일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在庸)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93억4000만원에 대해서도 증여세를 포탈한 것으로 인정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60억원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재용씨는 8개월간의 구금생활을 마치고 이날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났다.

전씨는 2000년 12월 외조부로부터 액면기준 167억원어치의 국민주택채권(시가로는 120억원 상당)을 받고도 이를 숨겨 71억여원의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로 올해 2월 구속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7월 숨긴 돈 가운데 73억5500만원을 ‘전두환 비자금’으로 보고 32억5000만원의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로 징역 2년6월에 벌금 33억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된 93억4000만원은 피고인의 외조부로부터 받은 것으로 보이며 결혼축의금을 늘린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전체 세액 57억1000만원에 대해 고의로 조세포탈한 점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차명계좌 등을 이용해 돈을 숨긴 것은 비난받아야 하지만 돈을 부정하게 얻지는 않은 점, 벌금과 다시 부과될 증여세(가산세 포함)가 숨겨 온 돈보다 많은 점, 이미 오랜 기간 구금생활을 한 점 등을 고려해 형 집행을 유예한다”고 덧붙였다.

전지성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