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토론마당]개인회생제 채무변제기간

  • 입력 2004년 10월 19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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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생활 장기간 강요… 자녀교육 큰타격▼

한순간의 실수로 빚을 진 한계채무자에게 최장 8년간이나 최저생계비 이하의 생활을 강요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채무자의 자녀가 성장기일 경우 8년이라는 세월은 그 자녀에게는 평생 만회할 수 없는 피해를 줄 수도 있다. 부모의 채무로 인해 자녀가 교육 등에서 사회적 불이익을 받는다면 그 기회비용이 너무 과도하지 않은가. 일본의 경우 채무변제 기간을 5년으로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법안 초안에서는 그 기간을 5년으로 잡았으나 8년으로 늘어났다. 개인회생제의 목적이 채무자의 건전한 경제생활 복귀를 돕자는 것인 만큼 변제 기간을 현실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송성순 자영업·부산 동래구 온천동

▼성실하게 빚 갚을땐 변제기간 단축을▼

개인회생제가 말 그대로 회생의 기회가 되기 위해서는 최장 8년으로 돼 있는 변제기간에 융통성을 두어야 한다. 성실하게 채무를 변제할 의사가 있으면 일단 개인회생의 기회를 주고, 일정기간 채무이행을 차질 없이 해 나갈 경우에는 더 빨리 채무 원금을 감면해 주도록 해야 한다. 엄격한 개인회생제를 피해 파산신청을 하는 이가 늘고 있다는데 실제로는 면책허가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극히 제한돼 있어 파산신청을 하기도 어렵다. 개인회생제를 이용하기도 어렵고 파산신청으로 면책허가를 받기도 어려운 신용불량자들은 사회 안정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채무변제 기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곽규현 교사·부산 금정구 구서동

▼빚 일부만 갚는 만큼 ‘8년 내핍’ 감수해야▼

만약 누군가 15억원의 큰 빚을 지고 있을 때 그것을 8년 동안 모두 갚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보통사람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니 평생 빚에 시달리며 황폐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개인회생제는 ‘15억원 이하의 빚을 진 사람’이 자신의 소득 중 기본생계비를 제외한 금액을 8년간 성실히 변제하면 전액 변제를 못해도 빚을 탕감해 주는 제도다. 문제는 8년의 회생 기간마저 단축할 경우 사람들이 빚에 대한 두려움을 망각하게 될 것이라는 데 있다. 당연히 본인이 책임져야 할 채무에 대해, 그것도 전액이 아니라 일부만 8년간 갚도록 하는 것은 결코 지나친 처사라고 할 수 없다.

이경 회사원·대전 유성구 원내동

▼기간 길어 절망감… 3∼5년 정도가 적당▼

무절제한 카드 사용으로 신용불량자가 되었다면 본래의 신용을 회복하기 위해 근신하는 기간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문제는 그 기간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이냐는 것인데, 현재 개인회생제가 채택하고 있는 8년은 너무 길다. 기간이 길면 길수록 잃어버린 자신의 신용을 회복해야겠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잃고, 절망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기간을 너무 짧게 단축해버리면 신용불량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3∼5년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신용불량자 스스로 적극적으로 채무변제를 위해 노력하는지를 점검하는 장치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박경림 회사원·서울 마포구 연남동

▽다음번 독자토론마당 주제는 ‘자발적 성매매 금지’ 논란입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과 관련해 인신매매나 포주에 의한 매춘 강요 등이 아닌, 여성의 자발적 성매매까지 처벌하는 게 옳은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여성의 자발적 성매매를 금지하는 것은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순결 신화’의 결과물이라는 의견이 일부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성단체들은 ‘자발적 성매매의 허용’은 성매매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에서 나온 주장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보이는 성매매도 속을 들여다보면 여성 차별과 경제적 빈곤 등 남녀 불평등의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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