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국감]“대입개선안 발표 왜 자꾸 미루나”

  • 입력 2004년 10월 21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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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교육인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병영 교육부총리(왼쪽)가 심각한 표정으로 고교등급제 등 교육 현안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서영수기자
21일 교육인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병영 교육부총리(왼쪽)가 심각한 표정으로 고교등급제 등 교육 현안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서영수기자
21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교육인적자원부 국정감사에서는 고교등급제와 고교평준화, 대입제도 개선 등 교육현안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은 작심한 듯 안병영(安秉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진수희(陳壽姬) 의원은 “부총리는 연세대 교수 재직시절에 해당 대학이 고교간 학력차를 전형에 반영한다는 사실을 알았느냐”고 추궁했다.

안 부총리가 “몰랐다”고 답변하자 진 의원은 “믿을 수 없다”며 “교육부 장관을 지낸 분이 학교로 돌아간 뒤 중요한 교육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 더 큰 문제”라고 질책했다.

이어 진 의원은 “교육부와 열린우리당이 당정협의에서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 내용 중 대학수학능력시험 1등급을 몇 %로 할 것이냐를 놓고 협상했다”며 “이런 문제는 전문가에게 맡겨야지 정부와 여당이 거래하듯 협상할 수 있는 거냐”고 따졌다.

같은 당 안상수(安商守) 의원은 “대학에 입시자율권을 주고 대학이 학생들의 학력과 재능을 평가해 선발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고교등급제를 법으로 금지하겠다는 교육부의 발상은 법 만능주의”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장관이 입각한 이후 소신과 다른 말을 하는 것 같다”며 “마음에 들지 않는 장관직을 사퇴할 의향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안 부총리는 “교수시절이나 지금이나 소신은 변한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박창달(朴昌達) 의원은 고교의 내신 부풀리기 실태를 보여주는 대형 자료를 제시하며 “내신 부풀리기를 금지하겠다는 교육부의 의지가 일선 고교에서는 마이동풍(馬耳東風)”이라며 “대입제도 개선안 발표가 자꾸 연기되는 이유는 뭐냐”고 따졌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고교등급제 금지와 평준화정책 등 교육정책의 기조가 유지돼야 한다며 교육부를 옹호하면서도 새 대입제도에 대해서는 매섭게 비판했다.

열린우리당 구논회(具論會) 의원은 “국민이 새 대입제도를 미흡하다고 여기는 것은 임시방편으로 입시제도를 고쳐 나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정봉주(鄭鳳株) 의원은 “교육부가 새 대입제도 개선안에서 수능 1등급을 상위 4% 이내로 할 것을 고집하지 말고 7%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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