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허원기 인천시교육위원

  • 입력 2004년 10월 21일 2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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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 초중고교 학생들은 운동장이 좁아 100m 달리기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한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도 인천의 399개 초중고교 가운데 7%에 불과한 28개교만이 규정 시설을 갖춰 100m 달리기가 가능하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대부분의 학교가 학생들이 체련단련 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손바닥만한 운동장을 갖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2002년 대선 당시 나온대통령 공약사업을 이행하겠다는 정치논리가 개입한 것이 큰 문제였다.

교육의 본질을 외면한 정치지도자들이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줄이겠다고 나섰고 교육당국이 이에 따라 무리하게 교실 증축 계획을 급조한 것이다.

도시지역에서는 과밀학급이 일반화됐었기 때문에 장기적인 해결책이 먼저 마련됐어야 했다. 그러나 운동장이 그다지 넓지 않은 학교에서 학급 규모를 40여명에서 35명으로 줄이기 위해 교실 증축공사가 무더기로 이뤄졌다. 학교가 신설되기도 했지만, 교육 현실을 감안해 학급 규모 감축정책을 펼쳤다면 매년 41명→39명→37명→35명으로 줄여나가는 것이 합리적이었다. 이래야 운동장 부지도 확보해나가면서 중·장기 도시발전계획에 어울리는 학교 신, 증축 방안을 실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인천시교육청도 지역 실정에 맞지 않는 정부의 졸속 교육정책을 무조건 수용한 잘못을 저질렀다. 이제 인천은 100m 달리기가 가능한 운동장 확보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게 됐다.

교육의 본질에 맞는 중·장기적인 교육정책이 수립되고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wkhuh@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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