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장애학생 직업기능 발표대회 468명 기량뽐내

  • 입력 2004년 10월 22일 18시 40분


22일 전남 영암군의 소림학교에서 열린 전국 장애학생 직업기능 발표대회의 광고미술 부문에 참가한 청각장애 학생들이 교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영암=정승호기자
22일 전남 영암군의 소림학교에서 열린 전국 장애학생 직업기능 발표대회의 광고미술 부문에 참가한 청각장애 학생들이 교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영암=정승호기자
“진우야! 축하해.”

청각장애 학생인 김진우군(18·강원 춘천계성학교 고등부 3년)이 제과제빵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로 발표되자 동료 학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수화(手話)로 축하인사를 건넸다.

심사를 맡은 전남 강진군 성화대 호텔조리제빵학과 정승태 교수(47)는 “크림으로 만든 장미꽃 등 장식기술이 여느 제빵기능사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수준급”이라며 김군의 등을 두드렸다.

수줍음이 많은 김군은 수화로 “생각지도 못한 최고상을 받아 너무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22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 청각장애학교인 소림학교.

‘2004 전국 장애학생 직업기능 발표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의 얼굴은 장애를 딛고 전문 직업인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으로 넘쳐났다.

동아일보와 교육인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특수교육총연합회와 전남도교육청이 주관하며 동아꿈나무재단이 후원하는 이 대회에는 전국 32개 시각 및 청각장애학교에서 468명이 참가했다.

이날 소림학교에서는 청각장애 학생들이 제과제빵을 비롯한 13개 종목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였다. 자수 경연장에서는 학생들이 바늘로 연꽃모양의 수를 한땀 한땀 놓았고, 제품디자인 부문에는 12명의 학생이 참가해 색연필과 물감, 파스텔 등으로 문구용품을 실감나게 그렸다.

같은 시간 컴퓨터워드프로세서, 동화구연, 조소, 성악 등 11개 부문에서 시각장애 학생들이 경연을 펼친 삼호읍 은광학교.

2층 교실에서 열린 국악대회장에서는 대회 최연소 참가자인 서울 한빛맹학교 신나라양(8·초등부 1년)이 오빠, 언니들과 함께 ‘진도아리랑’ 등 민요를 불러 장려상을 받았다.

조소 부문에 출전, 얼굴의 질감과 표정을 잘 표현해 최우수상을 받은 강원명진학교 김정진군(17·고등부 2년)은 “손가락으로 만지는 찰흙의 질감이 너무 좋아 학교 클럽활동 시간에 틈틈이 조소를 배웠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매년 정신지체 및 시각·청각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번갈아가며 치러지는 이 대회는 고 인산 오창흔(仁山 吳昶]) 선생이 신체장애로 불편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며 동아꿈나무재단에 기탁한 기금과 교육부 지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영암=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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