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토론마당]자발적 성매매 금지

  • 입력 2004년 10월 26일 18시 20분


▼규제는 생존권 위협하는 또다른 인권침해▼

자발적 성매매 금지는 음성적 성매매를 조장할 것이나 이를 단속하기는 쉽지 않다. 만일 이를 철저히 단속하려면 상당한 공권력을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하는데, 이는 결국 중요한 다른 범죄에 투입해야 할 공권력 부족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이 점에서 자발적 성매매는 절대선이나 절대악의 문제가 아니라 입법정책의 문제라고 본다. 여성의 인권침해를 말하지만 자발적 성매매를 금지했을 경우의 생존권 위협이 더 큰 인권침해가 될 수 있다. 포주들의 부당한 착취, 세금 포탈이나 강제적 성매매, 미성년 여성의 성매매 등의 문제는 자발적 성매매와는 다른 차원의 것으로, 당연히 형사처벌의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황태인 회사원·경기 의왕시 내손동

▼‘성의 상품화’ 똑같아… 방치땐 원조교제 확산▼

성매매는 쉽게 근절되기 어려운 문제지만 올바른 성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 자발적 성매매라고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 남성들이 돈을 매개로 여성을 사서 성적 쾌락의 도구로 삼는 것 자체가 성도덕의 타락을 의미한다. 설령 자발적이더라도 단순히 남성들의 욕구 충족을 위해 성을 상품화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정당화될 수 없다. 성을 돈과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중고교 여학생들까지 죄책감 없이 청소년 성매매에 나서지 않는가. 자발적이라는 이유로 성매매를 방치하면 청소년들에게 더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엄하게 단속해 사회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

안외선 주부·경남 양산시 상북면 석계리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 무조건 막아서야▼

우리 사회에서 성매매 행위는 궁극적으로 없어져야 하지만 자발적 성매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규제할 경우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 자발적 결정에 의한 성행위라면 비록 이를 통해 금전적인 대가를 받더라도 법으로 금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금전적 유인이 있다고는 하지만 당사자들끼리 서로 필요로 해서 하는 일이고 더구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데 이를 일일이 규제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더구나 생계를 꾸리는 유일한 수단으로 성매매를 선택한 여성의 경우 마땅한 다른 생계 대안을 찾기도 힘든 게 현실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우향화 대학생·서울 동작구 흑석동

▼성매매는 경제적 이유… 사회적 대안 모색을▼

여성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성매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견해는 여성들이 성매매를 원하는 근본 이유를 간과하고 있다. 여성이 성매매에 나서는 것은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 그 이면에는 유형무형의 성차별로 인해 여성이 경제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여성이 성매매를 선택하지 않도록 사회적 대안을 모색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자신의 성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의 몸을 수단으로 삼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은 일이라는 점을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

최은혜 대학생·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다음번 독자토론마당 주제는 ‘이라크 파견 장병 환송 비공개’ 논란입니다. 국방부는 올 8월 자이툰부대 출국에 이어 최근 일부 교대병력의 출국 환송식 역시 공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공개적으로 환송식이 거행될 경우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 목표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적으로 파병 반대 시위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라크 파병은 정부가 결정하고 국회가 승인한 국가적 대사로, 당연히 격에 맞는 의전을 갖춰 보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테러 위험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장병들의 사기를 최대한 높여줘도 부족할 판에 환송식조차 제대로 못 하는 것은 파병 장병들의 사기를 꺾어놓는 일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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