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동심에 비친 광주비엔날레

  • 입력 2004년 10월 26일 20시 39분


어린이들의 눈에 비친 비엔날레는 어떤 모습일까?

‘먼지 한 톨, 물 한 방울’이라는 다소 난해한 주제를 내건 이번 제5회 광주비엔날레(9월 10일∼11월 13일) 관람객의 상당수는 학생들.

광주 염주초등학교 4학년생 261명은 이달 7일 비엔날레 행사장에서 만난 작품들에 대한 느낌을 화폭에 옮겨 학교의 가을축제(18∼22일) 때 따로 전시회를 열었다.

주 전시장을 들어서자마자 연탄재와 말라 비틀어진 고목(박불똥 작 ‘불후-진폐증에서 삼림욕까지’)을 보며 어린이들은 일종의 충격을 경험하지만 그동안 이들의 속내를 짐작할만한 기회는 없었던 것이 현실.

이 학교 정혜경(鄭惠京·41) 교사는 “비엔날레가 열릴 때마다 학생들을 이끌고 전시장을 찾았지만 과연 어린이들이 첨단의 표현기법이 동원된 작품 앞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는 지 정말 궁금했다”고 이번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아이들은 ‘소망나무가 자라는 정원’(바바라 에델슈타인 작)을 보고는 즉석에서 자신의 소망을 빌기도 하고, ‘기억의 방’(김승영 작) 앞에서는 명상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이같은 ‘작품과의 교감’을 형상화한 작품이 많았다는 것.

정 교사는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직접 참여하고 그 느낌을 그림으로 남기는데 대해 아이들도 흥미를 보였다”고 말했다.

비엔날레 홍보팀 관계자는 “광주비엔날레 10년 동안 수많은 학생들이 현장을 다녀갔지만 이 같은 감상화전시회를 가졌다는 소식은 처음”이라며 “비엔날레가 어린이들에게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는데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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