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구특기생 부정입학 적발… 최고 수천만원 건네

  • 입력 2004년 10월 27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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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대학 축구감독들이 고교 감독과 학부모들에게서 거액의 금품을 받고 학생들을 부정입학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국가대표 출신 감독이 일부 연루된 데다 이에 관련된 고교 및 대학들이 대부분 축구명문인 학교여서 병역비리 파문에 이어 또 하나의 구조적인 체육계 비리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서울 시내 모 고교의 축구선수 학부모로부터 금품을 받고 대학에 입학시켜 준 혐의(배임수재)로 모 대학의 전 축구감독 K씨와 다른 대학 현직 감독 및 대학 관계자 등 3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K씨 등은 2001년부터 최근까지 4년 동안 학부모들에게서 수백만∼수천만원의 돈을 받고 고교 축구선수를 입학시켜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해당 대학 및 고교 축구감독과 축구특기생 학부모들을 불러 금품수수 여부를 추궁한 결과 이 중 일부에게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해당 감독과 대학축구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증거 확보에 나섰으며 고교 및 대학 축구감독들의 계좌 입출금 내용도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돈을 주고받은 학부모와 감독들에 대한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며 “학생들도 각 대학에 명단을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돈을 주고받고 축구특기생을 부정 입학시킨 대학이 5개 안팎, 고교는 9개 정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부정 입학한 특기생은 15∼20명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005학년도 특기생 입학시험에서도 일부 수험생이 이 같은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대학 축구특기생의 합격이 취소되는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축구뿐만 아니라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등 다른 종목의 특기생들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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