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한국 첫 민간 소방단 97년전 발기문 발견

  • 입력 2004년 10월 27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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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저명인사들이 1907년 ‘자치소방단’을 구성해 화재 예방 활동을 벌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고문서학회(회장 김시한)는 광무 11년(1907년) 3월에 작성된 ‘자치소방단 발긔문(발기문)’(사진)을 발굴해 26일 공개했다.

이는 한국 최초의 소방서인 경성소방서(현 서울 종로소방서)가 문을 연 1925년보다 18년이나 먼저 민간 차원의 소방단이 활동했음을 보여 주는 자료다.

자치소방단에는 ‘혈의누’ ‘은세계’ 등 한국 최초의 신소설을 발표했던 이인직, 조선의 풍속을 다룬 ‘해동죽지’의 저자 최영연 등 6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4만여호가 살고 있는 (서울) 성내에는 불우지변(不虞之變·뜻밖에 생기는 변고)이 심심치 않은데… 우리 도성 인민이 불우를 예비치 못하고 외국인의 소방기계로 구해 주는 것만 기다리니….”

이 발기문은 동대문 서대문 종로 등에 20명씩 총 100명을 배치하고 소방기계와 사닥다리, 쇠갈고리 등을 준비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고문서학회 김 회장은 “당시 서울 4대문 안에는 집들이 촘촘하게 붙어 있어 불이 나면 큰 피해가 나곤 했다”며 “변변한 소방시설조차 없는 상황을 보다 못해 저명인사들이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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