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대입안 확정]수능 점수 폐지…변별력 크게 떨어져

  • 입력 2004년 10월 28일 18시 35분


《교육인적자원부가 28일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를 확정함에 따라 일선 초중고교 교육 전반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입 전형의 큰 축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비중을 낮추고 학교생활기록부 비중에 무게를 두는 방안이 대부분 원안대로 확정됐다. 새 대입제도의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수능▼

수능은 현행대로 9등급제를 유지하지만 성적 활용방법이 달라진다. 지금까지 수험생들은 수능 영역별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 영역별 등급이 적힌 성적표를 받아 왔다.

그러나 2008학년도부터는 수능 성적표에서 표준점수, 백분위 점수가 폐지되고 영역별 등급(1∼9등급)만 제시된다. 변별력이 전보다 훨씬 낮아지는 것이다. 영역별 등급 비율은 종전처럼 1등급은 상위 4%, 2등급 7%, 3등급 12% 등으로 일정하게 유지된다.

열린우리당은 1등급 4%를 7%로 늘릴 것을 요구했지만 교육부는 현재도 1등급이 2만4000명인데 7%로 늘리면 대학들이 변별력을 문제 삼아 본고사를 강화할 수 있다며 수정하지 않았다.

출제영역과 시험 횟수는 지금과 같다. 고교 2, 3학년의 선택과목 중심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출제하고 시험영역도 그대로다. 선택과목 수는 현행 51과목에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단편적 지식을 묻는 출제를 탈피하고 사고력 측정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출제는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 위주로 하고 고교 교사를 출제위원에 50% 이상 참여시켜 현장 의견이 반영되도록 했다. 출제위원들이 외부와 차단된 곳에서 문제를 출제하던 방식에서 2008학년도부터 일부 영역에 문항공모제를 도입한다.

2010학년도부터는 문제은행식 출제를 전면 도입하고,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험을 연 2회 실시하거나 시험을 이틀에 나눠 보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수능 9등급제를 현행대로 유지하되 학생부 중심의 전형이 정착됐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 9등급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학생부▼

2008학년도 입시부터는 학생부에 평어(수우미양가)와 과목별 석차 대신 원점수와 과목평균, 표준편차가 주어지고 석차등급이 표기된다.

이렇게 되면 내신 부풀리기가 드러나기 때문에 고교들이 예전처럼 학생부를 파행적으로 관리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목별 석차등급은 수능처럼 9등급이며 등급별 비율도 수능과 같다.

교육부는 “내신 등급을 보다 세분화하면 적은 학생이 배우는 과목의 석차등급 산정이 어렵고 5등급으로 단순화하면 등급 내 학생이 지나치게 많아 대입자료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평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2006년부터 교사의 교수 학습 및 평가계획, 내용, 기준 등을 공개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학교장이 내신의 공정성을 책임지고 지도하도록 ‘학교장 학업성적관리 책임제’를 강화하고 시도교육청별로 ‘학교평가개선 장학지원단’을 운영해 학교평가 및 시도교육청 평가에 반영할 방침이다.

학생부에는 교과뿐만 아니라 독서활동 봉사활동 특별활동 등 비교과영역도 충실하게 기재돼 대입전형 자료로 활용된다.

교육부는 대학들이 학생부 자료를 충분히 검토해 이를 전형에 반영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기 위해 정시모집 일정을 확대하거나 현행 3개 모집군을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현재 중학교 1학년인 2007년 고교 신입생부터는 독서매뉴얼이 개발되고 교과별 독서활동이 학생부에 기록되기 때문에 독서교육의 중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2006년까지 연구학교 운영과 교사 연수 등을 통해 필독·권장도서 선정 및 독서활동 평가 방식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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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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