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섬 아이들의 아름다운 음악선물

  • 입력 2004년 11월 4일 0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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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이순신(李舜臣)의 혼이 서린 경남 통영시 한산면 한산도에 5일 오후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 퍼진다.

이 섬의 유일한 중학교인 한산중학교(교장 김성도) 학생 29명 전원으로 구성된 리코더 합주단은 ‘학부모와 지역 주민을 위한 한산음악회’에서 7개월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한껏 뽐내게 된다. 행사장은 학교 인근 한산면 사무소 강당.

오후 6시반부터 1시간 반 동안 진행될 음악회에서 합주단은 ‘나팔수의 휴일’과 ‘세레나데’, ‘토토로’ ‘포테이토 레그’ 등을 음악담당 박종화 교사(37)의 지휘로 연주한다.

또 박 교사와 친분이 있는 경남지역 음악담당 최병식 신현옥 제유경 교사 등이 테너독창과 피아노 트리오, 색소폰 독주를 곁들이며 통영음악협회 회원들도 찬조 출연한다.

이 학교에 합주단이 생긴 것은 김 교장이 교육청에 음악교사의 발령을 요청해 박 교사가 부임한 3월부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상당수 학생들의 정서함양을 위해서였다.

박 교사와 학생들은 이번 연주회를 위해 그동안 매일 오전 수업시작 전과 방과 후, 점심시간을 이용해 호흡을 맞췄다. 특히 추봉도와 비진도 등 한산도 주변 작은 섬에서 배를 타고 통학하는 8명은 물론 백혈병을 앓았던 1학년 이모군(13)도 연습에 빠지지 않았다.

학생회 부회장인 3학년 유소설양(15)은 “힘들 때도 있었지만 한곡씩 연습을 마무리할 때마다 뿌듯했다”며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준다는 기대에 모두 부풀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주회 소식을 전해들은 경남의사회는 행사에 앞서 의료봉사를 하고 장학금도 전달할 예정이다.

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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