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30대 시민, 철로 떨어진 시각장애인 극적구조

  • 입력 2004년 11월 4일 15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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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생각을 하고 (여성을 구하려) 뛰어든 것은 아닙니다. 구하고 나선 두렵단 생각도 들었지만 그런 상황이면 누구나 그랬을 겁니다."

한 30대 시민이 지하철이 막 들어서는 역승강장에서 선로에 떨어진 여성 시각장애인을 극적으로 구해냈다.

3일 오후 12시 45분경 서울 중구 을지로7가의 지하철4호선 동대문운동장역에서 황보인씨(38)는 시각장애인 최모씨(28·여)가 발을 헛디뎌 철로에 떨어지자 제 몸도 돌보지 않고 뛰어 들어가 최씨의 목숨을 건졌다.

오히려 실제 아찔한 순간은 황보씨에게 있었다. 최씨를 승강장에 올려놓은 뒤 정작 본인이 쉽게 올라오질 못한 것. 마침 열차까지 승강장으로 진입해 순간 당황했지만 다행히 황보씨도 안전하게 빠져나왔다.

황보씨는 최씨가 시각장애인인 것도 구출 뒤에 알았다. 119 구조대가 올 때까지 옆자리를 지킨 황보씨에게 마침 나타난 최씨의 친구가 고마움을 표하며 알려준 것. 그때서야 황보씨도 '좋은 일을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살려 달라' '선로에 사람이 떨어졌다'란 소리에 무작정 뛰어내렸습니다. 집에 돌아와 아이들에게 얘기했더니 '멋쟁이 아빠'라며 기뻐하더군요."

한편 관할담당인 서울 중부경찰서는 4일 황보씨의 선행을 기려 '용감한 시민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시상식은 이달 중순경 열릴 예정이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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