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 버려진 아이… 도박중독 親父 아들 팔아

  • 입력 2004년 11월 4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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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증에 빠진 아버지가 500만원을 받고 팔아넘겼던 아이가 양부모의 사업 실패로 또 다시 복지시설에 맡겨지는 불운을 겪게 됐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1996년 3월 서울에서 출생한 김모군(8)은 같은 해 11월 부모의 이혼으로 인근 탁아소에 맡겨졌다.

일용직에 종사하던 김군의 친부 김모씨(42)가 경마와 경륜에 빠져 부인의 병원비조차 마련할 수 없었기 때문. 그러나 김씨는 이후에도 도박에서 손을 못 떼 탁아비용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김씨는 결국 98년 3월 이웃 주민의 소개로 아이가 없는 신모씨(48)에게 500만원을 받고 아들을 팔아넘겼다. 김씨는 이 돈으로 탁아비용 300만원을 갚고 나머지는 또다시 도박장에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부인 신씨 부부는 6년 동안 김군을 지극정성으로 키웠지만 최근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9월 초 김군을 전남 강진의 아동복지시설에 맡기고 도피 중이다.

이런 사연은 복지시설에 입소한 김군의 출생 기록이 전혀 없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강진경찰서가 관련자들을 조사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2일 친부 김씨에 대해 아동보호법 위반 혐의(아동매매)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친부인 데다 500만원의 일부를 탁아소 비용 변제에 사용했다는 사실이 감안돼 기각됐다.

경찰 관계자는 “친부모와 양부모가 합의 하에 친권을 포기하지 않는 한 친부와 양부로부터 모두 버림받은 김군은 다른 가정에 입양조차 안 되는 처지”라며 딱한 표정을 지었다.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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