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편지]송희영/예술공연장 잘 살리면 지역발전 큰 도움

  • 입력 2004년 11월 4일 18시 53분


최근 서울 인근 경기 고양시와 안산시에 현대적 시설을 갖춘 공연장이 잇따라 세워졌다. 문화공연시설이 부족한 현실을 고려할 때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중 한 곳인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을 다녀왔다. 학생들과 같이 단체로 공연관람을 했는데 흐뭇함과 함께 걱정이 일었다. 많은 관객들로 붐비는 모습에서 잔칫날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지만 앞서 문을 연 다른 지역의 수많은 문화시설처럼 특색 없는, ‘여럿 중의 하나’에 불과한 곳으로 묻혀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훌륭한 공연장 경영은 도시 경영의 성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미국 시카고는 범죄 우발지역에 극장을 세우고 엔터테인먼트 특구로 발전시키는 방법으로 도시 이미지를 밝게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지만 좋아진 게 아니고 지난해의 경우 관광객 85만명이 공연장을 찾아 3400만달러가 넘는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한때 ‘예술이 밥 먹여 주냐’며 예술을 비하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 시카고 사례처럼 문화예술은 지역 발전에 기여할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예술극장이 지역주민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뿐만 아니라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란다.

송희영 서울예술대학 교수·예술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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