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의 입시요강은 학교마다 천차만별이어서 지망대학을 고르고 그에 맞게 입시준비를 하는 데 꽤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대학 선택에 핵심이 되는 수능시험 성적은 한 달 후에나 알 수 있으니 모든 것을 운(運)에 맡기는 ‘로또 입시’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학생 다수가 몰려 있는 중위권 수험생들이 가장 애를 먹을 게 뻔하다.
문제는 학생들의 속 타는 심정을 외면하는 교육당국의 무성의한 자세다. 교육당국은 대학 서열화와 ‘점수 순으로 줄 세우기’를 막겠다며 수능시험에 대한 정보 제공을 줄여나가고 있다. 3년 전부터 수험생들의 전체 석차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이번 시험부터는 원점수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능시험 종료 직후 가채점 결과를 발표해 수험생에게 편의를 제공했으나 올해는 이것마저 없애버렸다.
학생들은 국가가 실시하는 수능시험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알 권리가 있다.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처럼 표준집단을 선정해 가채점한 결과를 공개한다면 진학지도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다. 수험생 각자에게 대학입시가 갖는 의미는 크다. 교육당국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입시에서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할 책임이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