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실업계高는 추위에 떨며 수업해야 하나요”

  • 입력 2004년 11월 18일 21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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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계 고교 학생이란 이유로 추운 날씨에 운동장에서 체육수업을 받아야 합니까. 인문계고교였다면 교육위원들이 그렇게 쉽게 예산을 삭감했겠습니까.”

인천시 교육위원회가 최근 추경 예산심의에서 교육부가 내려 보낸 문학정보고교와 문성정보미디어고에 대한 특별교육재정교부금 22억9000여만 원을 전액 삭감하자, 학생과 학부모, 시민단체가 실업계 고교를 차별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교부금은 이들 학교의 숙원 사업인 다목적 강당 신축 예산이었다.

교부금은 시 교육청 예산으로 사업진행이 어려울 때 교육부에 지원을 요청해 받는 예산이다.

1997년 개교한 문학정보고는 강당이 없어 학생들의 체육 활동이 어렵자 현 교사(校舍)동 옥상에 다목적강당을 짓기로 했지만 예산심의 과정에서 번번이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문성정보미디어고 역시 강당이 없어 인근 문일여고 강당을 빌려 쓰고 있다.

문학정보고 이종방 학교운영위원장(50)은 “인문계고교는 학교 신축 때 다목적 강당을 함께 지어주는데 유독 실업계 고교는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인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는 성명을 통해 “시교육위가 실업 교육을 천시한다는 생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예산을 삭감한 위원을 대상으로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교육위원회 김실(金實)의장은 “2000년 이전에 지어진 초중고교 가운데 상당수가 강당이 없으므로 비단 이 두 학교 뿐만 아니라 모든 학교에 대해 강당 신축 예산을 따오라고 교육청에 자극을 주기 위해 예산집행을 뒤로 미룬 것 뿐”이라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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