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인제군 육군 12사단 김칠섭(金七燮·34·사진) 소령은 19일 오전 9시경 훈련 중 정훈민 일병(20)이 무전기를 조작하다 2만2900V의 고압전류에 감전되자 정 일병의 허리를 잡아채 고압 전류가 흐르는 무전기에서 떼어냈으나 이 과정에서 자신이 감전됐다.
정 일병은 오른쪽 손가락 일부가 터져나가는 등의 부상을 입었지만 고압 전류가 발로 빠져나가 목숨을 건졌다. 김 소령은 심장에 고압전류가 관통해 쓰러진 뒤 헬기로 강릉아산병원에 긴급 이송됐으나 2시간여 만인 오전 11시5분 숨졌다.
이날 사고는 부대 전술훈련을 마치고 철수하기 위해 허석환 상병 등이 10.7m 길이의 군용 안테나를 철거하다가 실수로 고압선을 건드리면서 일어났다. 고압 전류는 안테나를 타고 무전기가 설치된 훈련용 텐트 안으로 들어왔으며, 마침 무전기를 조작하던 정 일병을 감전시켰다.
허 상병도 감전됐으나 감전 순간 튕겨 나가 오른손에 약간의 화상을 입는 데 그쳤다.
김 소령은 1992년 전남 동신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학군 장교 30기로 임관했다. 그는 철책 경계대대 작전장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1일 소령으로 진급했다.
12사단은 고인의 살신성인(殺身成仁) 정신을 기려 1계급 진급을 육군본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유족으로는 아버지 김병길씨, 부인 박정숙씨와 두 아들(5, 7세)이 있다. 빈소는 12사단 사령부 강당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21일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사단장(葬)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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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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