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손을 흔들어 화답하는 김창성씨(37·밝은 학교 교직원)의 표정도 마냥 흐뭇해 보였다.
21일 오후 2시 반부터 경기 고양시 일산구 탄현동 홀트일산복지타운 체육관에서는 ‘제1회 전국 파랑새 인라인 페스티벌’이 열렸다.
경기 북부 5개 장애인 학교 학생 80여명과 가족 등 30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룬 이날 대회는 25∼400m까지 연령별로 나뉘어 장애학생끼리, 혹은 가족과 함께 트랙을 도는 경기였다.
순위를 정하거나 시간을 재는 게 아니라 모든 참가자가 청백 두 팀으로 나뉘어 함께 트랙을 도는데 의의를 둬서인지 경기라기보다 ‘축제 한마당’같은 분위기였다.
이번 대회의 산파인 김씨는 올 초부터 고양시와 파주시 지역 장애인 학교 교사 50여명에게 인라인스케이트 강습 방법을 지도하며 행사를 준비해왔다. 교사들은 주2회씩 일산신도시내 호수공원과 안산공원(백석동) 등에 모여 인라인스케이트 타기를 배웠다.
정신지체 학생들은 집중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교육과정을 세분화하고 게임형태로 진행하는 등 인라인스케이트 지도 방법이 달라야 한다. 국제 인라인스케이트 지도자 자격증을 갖고 있는 김씨의 교습을 받은 교사들은 학교에 돌아가 평균 주1회씩 정신지체나 다운증후군을 앓는 학생들에게 인라인스케이트를 가르쳤다.
자기 통제력이 부족하고 외부에 대한 관심을 잘 보이지 않는 장애학생들이었지만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면서 재미를 느끼고 운동량도 커져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았다.
자폐를 앓는 아들(13·경진학교 중학부)과 대회에 참가한 한 어머니(41)는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면서부터 아이가 자신 이외의 세계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고 지금은 인라인스케이트 마라톤 시합에 나갈 정도로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흐뭇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근무하는 밝은학교 장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운동을 물색하다 4년 전 처음 인라인스케이트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김씨는 “장애학생들은 사회참여 기회는 물론 할 수 있는 운동도 제약을 받는다”며 “그런 점에서 인라인스케이트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종목”이라고 말했다.
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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