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분당 차병원 의사-간호사들 오케스트라 창단

26일 첫 연주회를 여는 경기 성남시 분당차병원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25일 리허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분당차병원

25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차병원 지하 2층 강당.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등 저마다의 악기를 들고 모인 남녀 20여명이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한 악기의 소리가 너무 크거나 작아서 또는 ‘엉뚱한’ 소리가 나서 합주는 종종 중단됐고 음악의 빈자리는 웃음소리로 채워졌다.

이들은 3월 창단한 분당차병원 오케스트라 단원들. 의과대학의 오케스트라는 여러 곳 있지만 의사와 간호사, 의대생 등이 모두 참여하는 병원 오케스트라 창단은 이곳이 처음이다.

창단 주역은 학창시절 ‘세브란스 오케스트라’에서 함께 활동했던 이 병원 신경과 김옥준 과장(첼로)과 핵의학과 전태주 과장(바이올린)은 올해 초 병원 내 공고를 통해 단원을 모집했다. 현재 단원은 23명.

그동안 매주 한 번 이상 손을 맞춰 온 이들은 26일 이 병원 강당에서 환자, 환자보호자,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첫 연주회를 연다.

물론 무료. 연주 곡목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등 겨우 3곡이지만 이를 공연에 올리기까지는 ‘고난’이 적지 않았다는 게 지휘자 신명인씨(28·여)의 말. 신씨는 인터넷 클래식동호회 카페에서 지휘자 초빙 공고를 보고 호기심에 ‘병원 오케스트라’를 찾았다.

“청진기 대신 악기를 든 의사와 간호사, 뭔가 색다르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처음 연습을 시켜보고는 눈앞이 깜깜했죠. 실력도 문제지만 다들 바쁜 사람들이라 연습시간을 맞추는 일이 제일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단원 스스로 개인레슨을 받는 등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이들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이들은 앞으로 봄, 가을 정기연주회를 열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때는 병실을 돌며 소규모 순회연주회도 계획하고 있다.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