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부정행위 주범으로 구속된 J고 3학년 K군의 어머니 A씨는 25일 본보 기자와 만나 “아이가 명문대에 가기를 바랐던 부모가 죄인”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A씨는 “중학교 때 공부도 잘하고 해서, 고2까지 영어와 수학 과외를 시키면서 명문대에 가야 한다고만 강요했다. 돌이켜 보니 한번도 아이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했던 것 같지 않다”고 후회했다.
그는 “TV 뉴스를 보다가 ‘설마 내 아들일까’라고 생각하다 잠깐 눈을 붙인 사이 경찰이 밤에 아들을 데리러 와서 너무 놀랐다”면서 “그 충격 때문에 아버지는 일주일 동안 몸무게가 5kg이나 빠졌고, 직장도 그만둘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수능시험을 대리로 친 혐의로 붙잡힌 서울 S여대 제적생 K씨(23)의 아버지(48·울산 남구)는 “가난이 내 딸에게 이렇게 엄청난 일을 저지르게 했다. 딸에게 학비와 용돈을 주지 못한 내가 죄인”이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K씨의 아버지는 울산의 월 20만원짜리 단칸 사글세방에서 어렵게 살며 경남 밀양시에서 일용 잡급직으로 한 달째 일하고 있다.
그는 “딸이 2001년 서울로 진학하겠다고 해 가정형편 때문에 안 된다고 만류했다”며 “그러나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서울로 진학하겠다고 우겨 등록금만 겨우 마련해줬다”고 말했다.
광주=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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