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행위 사건 가담학생이 가장 많이 소속된 광주 J고교 홍모 교장(60)은 이번 사건 이후 언론사로서는 처음으로 25일 본보 기자와 만나 말문을 열었다.
금강산 연수를 다녀온 뒤 이날 출근한 홍 교장은 우선 가담학생 처리와 관련해 “수능 시험은 국가 차원의 문제이며, 개별 학교에서 어떤 식으로 관련 학생을 처벌할지는 결정할 수 없는 일”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모범답안을 작성해 중계역을 맡은 소위 ‘도우미’ 역할을 한 2학년생에 대해서도 “내년에 수능 시험을 볼 수 있을지 위에서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졸업 여부도 현 단계에서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학교의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해 나름대로 해명했다.
“학생부장 조사에 따르면 같은 중학교 동창들끼리 움직였다. 11월 4일경인가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에 학생들이 커닝을 하려고 한다는 의혹의 글이 몇 줄 떴다. 당시 학생 2명의 실명이 떴다. 학생부장을 시켜 조사해 보라고 지시했다.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다칠 수 있으니까 절대 커닝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13명으로부터 받았다. 당시 아이들이 울면서 각서에 서명했다.”
그는 “학생부장 등이 어떤 조사라도 해 봤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학생들이 무슨 휴대전화를 어디에 달고 누가 여관방을 잡고 답을 보내 준다고 하더라”고 답했다가 다시 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그는 “시험 전날인 16일 3학년 3교시 때 공지사항 20가지를 말했다”며 “거기에는 집에서는 몇 시에 출발하라, 교복을 입어라, 아침을 먹고 커피는 마시지 말라는 등이 포함돼 있고, 부정행위 얘기가 있으니 흔들림 없이 시험을 보라는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광주=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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