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완공될 이 건물은 산업자원부가 7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한방임상시험센터.
이 센터는 한약재와 한방식품 등 한방에 대한 과학적 검증작업을 맡게 될 국내 최초의 독립기관이다.
내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지정기관으로 본격 가동되면 이 곳의 검증을 받은 한방제품은 ‘과학적 공신력’을 갖게 돼 한방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센터를 운영할 한의학 전공교수 18명은 올해 9월 삼성서울병원의 임상시험센터에서 미국국립보건원(NIH)의 임상시험심사위원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한방의 과학화를 위해서는 국제 기준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센터장을 맡은 권영규(權寧奎·42) 교수는 “한의학의 깊은 전통에 비해 한방을 과학적으로 연구해 산업화로 연결하는 노력은 부족했다”며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한의학과 한방진료, 한방가공품 등이 인정받으려면 객관적인 연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 한방병원 건물에는 지난해 과학기술부 지정기관인 한방생명자원연구센터가 문을 열어 임상시험센터와 함께 한의학과 한방산업을 이끄는 ‘양 날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생명센터는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은 한약재를 이용해 난치성 질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연구에 들어갔다.
경북대 유전공학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지난해 9월부터 이곳에서 일하는 김민정(金玟廷·29·여) 연구원은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도 유전자를 이용한 한약재 성분분석이 매우 중요하다”며 “관계가 먼 듯 했던 한의학과 유전공학을 연결하는 연구가 흥미롭다”고 말했다.
경북지역은 한약재 재배면적과 생산량 등이 전국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한약재 고장’이다. 대구한의대도 전국 11개 한의대 중 경희대와 함께 입학정원이 120명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경북도와 대구시가 한방산업을 지역발전을 위한 전략으로 삼고 대구한의대와 협력을 하게 된 것도 이 같은 기반과 맞물려 있다.
중국대사 경험을 살려 최근 국립베이징중의약대학과 협력관계를 맺은 이 대학 황병태(黃秉泰) 총장은 “내년 4월 대구에서 한의학의 중흥을 선언하는 대규모 학술대회를 열 계획”이라며 “한국과 중국, 일본의 한의학을 연결하는 중심대학으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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