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정화원]국공립대 장애학생 배려 아쉽다

  • 입력 2004년 11월 30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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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원
국공립 대학들이 장애인시설비 명목으로 정부예산을 지원받고도 장애인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는 실상과 관련해 교육인적자원부 장관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장애학생들이 교육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은 차별을 넘어 차라리 고통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장애학생들은 배움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이러한 어려움과 차별을 크게 문제시하지 않고 견뎌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각장애인 최초로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한 최민석 학생이 입학 후 한 학기 동안 교재 한 권 없이 공부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에는 “이제 인내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교재도 없이 단지 교수의 육성만으로 그 어려운 법학 강의를 받아야 하는 최민석 학생이 겪어야 할 참담함을 장관님은 한번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벌써 오래된 얘기이지만 미국 하버드대에서는 휠체어를 타는 한국인 장애유학생의 불편을 해소해 주고자 대학 정문을 자동문으로 교체한 아름다운 일이 있었습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입니다.

더 이상 방관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환경 개선에 정부가 강하게 나서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 장애학생 유치시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가 잘 정착돼 있어 신학기만 되면 총장과 교수들이 우수한 장애학생을 유치하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합니다. 특례입학 규정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원이 미흡해 이를 외면하는 우리나라 국공립 대학의 현실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마땅합니다.

장애학생이 학교로부터도 귀찮은 존재가 되어버리는 나라는 결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없을 것입니다.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정책적 지원을 배려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정화원 국회의원(보건복지위원·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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