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머리속서 엉킨 영어 쉽게 풀었죠”

  • 입력 2004년 12월 2일 20시 42분


“학생들이 필요할 것 같아 하나 둘씩 홈페이지에 올렸을 뿐인데….”

시골의 여교사가 베스트셀러급에 준하는 작가가 됐다.

충남 계룡시 용남고에서 영어교사로 재직 중인 하명옥(39)씨.

그가 올 초 집필한 ‘영어일기’는 8월 교보문고가 집계한 외국어 부분 베스트셀러 4위에 올랐다.

이 책을 내게 된 동기는 개인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시작됐다.

“모의고사에서 1등을 하는 학생, 영어만점인 고등학생조차 영어회화 시간에는 입을 다물고 있어요.”

대전여고, 공주사대 출신인 하씨는 1989년 홍성 갈산고를 초임으로 서산여고 강경상고 등을 거쳐 2000년 용남고에 온 뒤에도 계속되는 고민에 빠졌다.

“입시위주의 교과체계를 한 교사가 어떻게 바꿀 수 있겠어요.”

그래서 시작한 게 인터넷 홈페이지다. 영어를 열심히 쓰면(필기) 할 수 있다(회화)고 생각 한 것.

그는 교원연수 당시 배운 실력으로 2002년 가을 홈페이지(www.endiary.wo.to)를 만들었다.

홈페이지는 화려하지 않지만 영어일기를 쓰는 데 필요한 자료들이 간단명료하게 올라 있다.

일기에서 자주 사용하는 날씨와 하루 일과, 계절, 학교와 가정생활 등에서 이뤄지는 표현과 기분, 감정, 행사 국경일 등을 담았다. 지금까지 이 홈페이지에 다녀간 네티즌은 50만여명.

하 교사는 올 6월부터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카페(http://cafe.naver.com/endiary.cafe)를 개설, 회원만도 2만9000명이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내용을 모아 ‘영어일기’라는 책을 낸 것.

하 교사는 “학생들이 어휘와 문법위주의 영어공부에서 쓰고 활용하는 영어공부로 생각이 조금만 바뀐다면 ‘시골교사’의 꿈은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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