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사건으로 시끄러운 요즘 인천 기계공업고교 3학년 정의철 군(18·카레이서)은 일본의 유명한 카레이싱 팀의 일원이 되기 위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 헬스장을 찾아 비지땀을 흘리는 한편 일본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
그는 10월 일찌감치 대학진학의 꿈을 이뤘다. 2005년 대입수시모집 1차 특기자 전형에서 24대 1의 경쟁을 뚫고 인하대 기계공학부에 합격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정군이 카레이싱을 통해 대학의 이름을 널리 알릴 기대주로 손색이 없다고 판단했고 자신의 소질을 찾아 꾸준히 노력한 점이 인정돼 입학시켰다”고 말했다.
정 군은 올해 6월 열린 ‘2004 GT 챔피언십’ 제4차전 포뮬러 1800 종목에서 국내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항상 가슴과 머릿속에는 세계 최고의 카레이서가 되겠다는 열정이 꿈틀거렸어요. 생활이 넉넉하지 않았지만 열심히 훈련하다보니 도와주는 분들도 생기고 원하던 일도 잘되더군요.” 중학교 때부터 그는 자동차 경주의 황제인 미하엘 슈마허(독일)와 같은 카레시어를 꿈꿨다. 전 세계 24명에 불과한 포뮬러 원(F1)의 선수가 돼 경기장 스타트 라인에서 자신의 이름이 소개되는 꿈을 그렸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다. 어느 날 신문에 실린 ‘카트’란 모터스포츠를 접한 뒤 시도 때도 없이 아버지에게 “나도 타고 싶다”고 졸랐다. 카드는 자동차 운전면허증 없어도 탈 수 있는 모터스포츠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아버지 정흔교씨(50·상업)는 “오토바이를 타다 사고가 나는 것보다 이왕이면 자동차를 타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해 아들의 뜻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카트를 타면서 실력을 키운 그는 1999년 ‘말보린 카드 챔피언십’에서 3위에 입상한 뒤 카레이서가 되기로 마음을 굳혔다.
정군은 명문 레이싱스쿨에 입단하기 위해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도요다 레이싱스쿨’의 문을 두드렸지만 ‘외국인은 입단할 수 없다’ 내부 규정 때문에 거절당했다.
하지만 도요다 레이싱스쿨은 그의 재능을 높이 평가해 일본 DTM 레이싱 팀에 입단할 수 있도록 추천했다. 이 팀은 F1의 등용문 격인 F3에 선수를 출전시키는 명문 레이싱 팀.
정군은 “내년에 일본으로 진출해 보다 체계적으로 레이싱을 배운 뒤 F3에 출전하는 것이 꿈”이라며 “한국 최초로 F1에서 뛰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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