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온 교환학생이 며칠 전 신문 광고란을 가리키며 이게 뭐냐고 물었다. 어느 대기업 총수의 부고였다. ‘○○○大人 濟州○公○○ 以宿患… 於病院 召天 玆以告訃’라고 한문으로만 쓰여 있었다. 한글은 빈소의 위치를 알리는 ‘서울’이란 단 두 글자뿐이었다. 그 외국인 학생은 내용을 파악한 뒤 “중국의 과거사 왜곡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분노한다고 들었는데 한국인들의 아량은 놀랍다”고 한마디했다. 부고를 꼭 어려운 한문으로 써야 권위가 서고, 돌아가신 분에 대한 애도가 더 커지는 것인지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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