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16일 “8일 경남 창원시에서 오토바이를 타다 사고를 당해 뇌사상태에 빠진 정노권 씨(51·경남 마산시)가 만성신부전증으로 고생하던 30대 남자를 비롯해 5명에게 신장과 간, 각막 등을 기증한 뒤 13일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독신인 정 씨는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장애 4급의 몸으로 살아왔지만 평소 ‘세상을 떠나면 장기를 기증해 아픈 사람들에게 건강을 주고 싶다’는 뜻을 사촌동생 정노숙 씨 등 주변 사람들에게 밝혀왔다.
사촌동생 정 씨는 “오빠는 형편이 넉넉지 않아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돼 있었지만, 봉제기술을 익히는 등 성실히 살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장기기증 운동본부는 또 6·25전쟁 참전용사인 장인국 씨(77)의 시신을 유족들로부터 기증받아 13일 경희대 해부학 실습실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11일 경기 의정부시 자택에서 고혈압으로 숨진 장씨는 1950년 화랑무공훈장을 받아 대전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었으나 2000년 작성한 장기기증 서약서에 따라 시신을 기증했다.
장 씨는 생전에 “어차피 한줌 흙으로 돌아갈 육신인데 떠나는 길에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해 왔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장 씨의 시신은 경희대 해부학실에서 2년간의 연구과정을 거친 뒤 화장돼 유족에게 인계될 예정이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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