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잡는 법 가르친다” 해병 첫 女교관

해병대 최초로 각각 여성 훈련 소대장과 훈련 교관이 된 이미희 중위(오른쪽)와 이지애 하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훈련 중 총기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 해병대 사령부

1949년 해병대가 창설된 이후 55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해병교관 2명이 탄생했다. 해병대사령부는 19일 경남 해병대 교육단 소속 이미희 중위(25·사관후보 97기)와 이지애 하사(24·부사관후보 283기)가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각각 훈련 소대장, 훈련 교관반 교육과정을 수료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이 중위는 갓 입대한 해병 사관후보생들을 지도하는 훈련 소대장을, 이 하사는 해병 부사관 후보생을 교육하는 여성 훈련교관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해병대에는 여군 장교와 부사관 30∼40명이 남성들과 똑같은 교육 과정을 마치고 근무 중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해병 양성 과정보다 훨씬 어렵다는 해병 교관 양성 과정을 수료한 여성은 이 중위와 이 하사뿐이다.

해병 교관이 되기 위해서는 임관 후 2년간의 우수한 근무성적으로 우선 교육 대상자에 선정돼야 한다. 이후 지옥훈련에 비유되는 4주간의 혹독한 교관 양성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이들은 제식동작, 총검술, 침투훈련, 사격, 유격훈련을 거쳐 실습평가와 천자봉 행군(40kg의 완전무장으로 40km를 속보 행군) 등을 무사히 마쳤다.

아버지가 해병대 원사인 이 중위는 “내 모습 하나하나가 해병 장교의 표본이라는 생각으로 지옥훈련을 견뎌냈다”고 말했다. 이 하사는 “세계 최고의 해병 부사관들을 양성하려면 그들보다 더욱 강인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었다”며 활짝 웃었다.

최호원 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