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KIER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과학기술계의 정부출연연구기관장 임면권을 갖고 있는 공공기술연구회(이사장 박병권·朴炳權)는 7일 원장 후보자 심사위원회가 13명의 응모자 중 3명을 1차 후보자로 선출했으나 “적임자가 없다”며 다시 공모하도록 했다.
이에 심사위원회는 재공모를 통해 28일 17명의 응모자 가운데 3명의 후보자를 새로 뽑았으나 이중에는 1차 응모 때 탈락한 연구원 내 A 씨가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A 씨는 권력 핵심부의 고위관계자와 고교 동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술연구회가 정부출연연구기관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재공모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 응모자 중 3배수 1차 선발→이사회를 통한 최종 후보자 선임→대통령 임명이라는 절차를 밟아왔다.
이와 관련해 1차 후보자 공모에 신청했던 한 인사는 “공공기술연구회가 특정인을 원장으로 앉히기 위해 외부 압력에 의해 무리하게 2차 공모를 실시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공기술연구회 박 이사장은 “공모 절차가 2차까지 간 것은 1차 후보에 올랐던 3명의 후보 가운데 적임자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1차 때 탈락한 인사가 2차 후보에 포함된 것은 심사위원의 일부가 바뀌어 후보자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이사장은 외압설에 대해선 “지인으로부터 ‘응모자를 잘 안다’며 부탁받은 사실은 있으나 누군지는 밝힐 수 없다”고만 말했다.
대전 대덕연구단지 소재 KIER는 연구인력 320명, 연간 예산 700억 원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전(前) 원장은 임기 14개월을 앞두고 비리 혐의에 연루돼 9월 중도 하차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