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의사 이모 씨(43)는 2002년 1월 이 병원에서 일하는 치과 위생사가 출산 휴가를 간 동안 사무직 여직원 최모 씨에게 진료 중 환자의 입에 고인 침, 피 등을 제거하는 일을 돕도록 했다. 이 병원에서 8년여를 근무해온 최 씨가 1개월여 동안 이런 진료 보조 행위를 한 것은 3, 4차례.
이 씨는 이 일로 인해 같은 해 4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으며 보건복지부에 의해 7일간의 자격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이에 대해 이 씨는 “여직원은 간호보조 행위를 한 것이 아니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자격정지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최 씨의 행위는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 진료보조 업무에 해당한다”며 이 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최 씨의 행위가 의료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고 지난해 12월 31일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최 씨의 행위가 일시적으로 몇 차례에 그쳤고 특별히 의학 지식이 필요하거나 위험한 게 아님에도 이 씨에 대해 자격정지 처분한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면서 원심을 깨고 ‘자격정지 처분을 취소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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