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백분위 산출과정 잘못 19만여명 점수 오류 가능성”

  • 입력 2005년 1월 3일 18시 15분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원점수가 크게 다르더라도 백분위가 같은 경우가 발생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수험생 50여 명이 4일 ‘수능성적 무효확인 및 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내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소송대리인인 법률사무소 청지의 강지원(姜智遠) 변호사는 3일 “수능의 표준점수 백분위 산출 과정에 큰 문제가 발견됐다”며 “서울행정법원에 교육인적자원부와 대학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소수점 이하 단위가 없는 정수 백분위를 내기 위해서는 원점수에서 나온 표준점수로 산출한 백분위에서 반올림해야 하는데 표준점수를 반올림한 뒤 백분위를 내 큰 오차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육부가 소수점 이하의 점수를 무시하기 위한 수능점수 정수화에만 집착해 중간단계에서 반올림한 결과 각 대학의 논술이나 면접시험에서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점수차가 나는 것을 간과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수능에서는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의 문항 수를 줄이고 대신 문항당 점수를 높이는 바람에 기존의 반올림 방식대로 표준점수 백분위를 산출할 경우 최대 17점까지 손해를 보는 사례가 나타난다는 것.

이에 따라 전체 수험생 57만여 명 중 19만여 명이 백분위 산출과정에서 손해나 이득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 변호사는 주장했다.

실제로 50점 만점인 지구과학1에서 2점짜리 문제를 틀려 48점을 맞은 수험생과 3점짜리 문제를 틀려 47점을 맞은 수험생의 경우 기존 방식대로 산출하면 표준점수는 각각 61.4와 60.5로 이를 반올림하면 표준점수는 61로 같아지고 백분위도 87%로 같아진다.

그러나 반올림하지 않은 표준점수로 백분위를 산출할 경우 각각 92%, 86%로 6%포인트의 차가 나게 되는 것.

현재 각 대학은 자체 학생선발방식에 따라 표준점수 또는 표준점수로 산출한 백분위를 반영하지만 60% 이상의 대학이 백분위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백분위는 원점수가 아닌 반올림한 표준점수를 토대로 산출한다는 것을 미리 고지했다”며 “그러나 올해 사회와 과학탐구 영역의 문항수가 줄면서 백분위에서 차가 많이 나 내년부터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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