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부산 뉴스타트’ 발목잡는 공직구태

  • 입력 2005년 1월 4일 20시 03분


부산시가 새해 벽두부터 ‘부산을 바꾸자’며 목청을 돋우고 있다. 11월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행정은 물론 시민의식을 확 바꿔 ‘세계도시 부산’을 만들어보겠다는 야심 찬 포부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직사회 내부에서 서서히 일어난 이 같은 변화의 몸부림에 둔감한 조직이 있어 염려스럽다는 여론이 많다. 부산도시개발공사(도개공)와 부산경륜공단, 시 체육회 등이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곳.

최근 부산시와 시의회의 점검 결과 이들 3개 기관의 예산집행과 운영은 상당부분 주먹구구식이었다.

도개공의 경우 지난해 7월 문을 연 유스호스텔인 ‘아르피나’의 개관 준비와 관련해 자신들이 직접 업무를 처리하지 않고 권한도 없는 운영대행업체에 29억원의 집행을 맡겼다. 주방기구 구입과 관련해서는 정상 계약을 파기하고 재계약 하면서 2195만원을 낭비했다.

부산시는 53건의 잘못이 적발된 도개공에서 1억7700여 만 원을 추징 또는 회수했다.

적자에 허덕이는 경륜공단도 오십보백보다.

임직원의 보수는 비슷한 공기업에 비해 높다. 부장의 연봉 총액은 다른 공단의 같은 직급보다 1550만원, 과장은 1100만원 정도 높은 수준이다. 부장의 연봉은 80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 지난해 적자가 140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어안이 벙벙해진다.

41억원의 시 예산을 지원받는 시체육회는 또 어떤가. 편법으로 경기지도자에게 훈련보조수당을 지급했고 전임 지도자에게는 규정에도 없는 위로금까지 주었다. 한 실업팀 선수 3명의 대학등록금도 댔다. 무자격자 채용과 편법 승진 및 승급도 말썽이었다.

이들은 행정자치부 평가에서 대상과 4년 연속 우수상을 받은 시설관리공단과 환경시설공단의 모범적인 운영방식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지금은 각오를 새롭게 하기에 좋은 시기다. 도개공과 경륜공단, 체육회 등은 ‘부산을 바꾸자’는 범시민적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고 실천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지난날의 불명예로부터 벗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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