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논밭이 관광상품… 경관농업 뜬다

  • 입력 2005년 1월 7일 20시 33분


전북 고창군 공음면에는 지난해 전국에서 30여만명의 관광객이 다녀 갔다.

교통도 불편하고 특별한 문화 유적도 없는 이 곳에 이처럼 많은 관광객이 몰린 것은 청보리와 메밀꽃을 보기 위해서다.

구릉지대가 끝없이 펼쳐진 공음면 학원 농장을 중심으로 30여만평에 조성된 청보리밭과 메밀밭은 도시인들에게 어린 시절의 향수와 함께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풍광을 제공한다.

당초 이곳은 대기업 이사를 지내다 20여년전 귀농한 학원농장 대표 진영호씨가 일손이 덜 가는 농사를 선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보리와 메밀을 심게 됐다.

이후 전국의 사진 동호인과 언론의 여행안내 등을 통해 아름다운 풍경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봄과 가을에 청보리 축제(4월)와 메밀축제(9월)가 열려 보리와 메밀을 이용한 음식을 팔기도 하고 인근 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도 판매한다.

지난해 이곳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음식과 농산물 등을 판매해 얻은 수익은 3억5000여만원으로 보리나 메밀을 재배해 얻은 수익을 훨씬 웃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이 지역을 ‘경관(景觀)농업특구’로 지정해 도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작물을 재배하는 농민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단순히 농산물을 재배해 판매하는 것을 넘어 농산물과 농촌의 자연 풍광을 도시인들의 볼거리로 관광 상품화 하는 경관 농업이 수입 개방에 허덕이는 농촌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세계허브산업엑스포를 여는 등 허브(약용 식물)를 관광과 함께 지역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전북 남원시는 운봉읍 용산리에 30ha 규모의 허브단지를 조성해 도시인들의 눈과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이곳 농가 주변에는 허브체험관과 판매관 등이 들어서는 허브밸리가 조성돼 연간 10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진안군 부귀면 거성리 일대 50ha 규모의 논에는 가을 추수가 끝난 뒤 유채 씨를 뿌려 봄철에는 유채 관광객을 모으고 이 유채를 거름으로 사용, 고품질의 쌀을 생산하는 형태의 경관농업이 추진되고 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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