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사격-전차 소음 더이상 못참아”

  • 입력 2005년 1월 11일 20시 39분


탱크 및 전차 화력 시험과 박격포 사격이 이뤄지고 있는 인천 강화도 진강산 일대의 군 사격장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군부대가 마찰을 빚고 있다.

강화군 양도면 도장리 등 사격장 인근 주민들은 사격 훈련 과정에서 화재가 자주 발생하고 최근 사격장 인근에서 고려 왕릉이 발굴되자 사격장 이전을 본격 요구하고 나섰다.

도장1리 김동근 이장은 “1970년대 후반 마을 옆에 해병대 소총 사격장이 들어섰지만 별다른 분쟁은 없었다”며 “그런데 3, 4년 전부터 육군과 미군까지 가세해 박격포 등 화력 훈련을 하면서 소음피해가 너무 커져 주민들의 인내가 한계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김 이장은 또 “마을 내 동관중학교는 박격포사격장과 불과 2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피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사격장에서 반경 2km이내에 있는 도장리 등 진강산 주변 11개 피해지역 이장단은 △학교 인근에 방음벽 설치 △장갑차 이동 우회도로 건설 △해병대 외 사격 금지 등 5개항의 요구사항을 최근 군부대에 전달했다.

지난해 7월과 12월에는 군 사격훈련으로 인한 화재가 3건 발생했다. 부대측은 요즘엔 사격 훈련전에 소방헬기로 물을 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갑차 사격이 이뤄지는 진강산 8부 능선 인근 지역에서는 고려 23대 의왕 묘인 ‘석능’이 발견된데 이어 최근 고려 왕후 능인 ‘곤능’과 ‘가능’에서 유물 발굴 작업이 이뤄졌다.

해병2사단 정훈공보실 유용만 실장은 “사격 훈련을 멈출 수는 없기 때문에 방음벽 설치, 야간 사격 금지 등 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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