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힘든 경제상황을 이야기 할 때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다.
지역 경제와 관련된 ‘우울한 지표’들을 보면 이 말은 더욱 실감이 난다.
실업률 전국 1위, 경제고통지수 3위, 광역단체 중 인구유출 1위…. 이 뿐 아니다. 광역시도 중 1인당 평균소득은 최하위권이고 부산을 떠나는 기업은 줄을 잇는다. 최근에는 차량 통행량이 줄어들고 유동인구가 감소했다는 조사도 있다.
부산시는 오래전부터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주장한다. 신항만 건설과 서부산권 개발,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여러 가지 사업들도 경제회생의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부산경제는 15년 가까이 하향 곡선을 그으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제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시민도 많지 않은 상황에 이르렀다.
올해 말부터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는 정부 전망에 대해서도 상당수 부산지역 기업인들은 “우리는 해당사항이 없지 않겠느냐”며 냉소적이다.
10여 년간 선박용품을 생산하다 최근 사업을 정리한 박모 씨(52)는 “어렵게 10년을 버텼지만 이제는 희망을 접기로 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된 것은 과거 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 중심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산업으로 발 빠르게 전환하지 못해 성장 동력이 떨어진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동남발전연구원 김태경 원장은 “지금이라도 유망 성장산업을 육성하고 국내외 자본의 적극적인 유치를 통해 지역 기업과 인재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천혜의 자연조건인 바다를 자원으로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관광인프라 확충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부산시와 지역 경제인, 정치인, 학계 등이 합심해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힘차게 이를 추진하지 않으면 부산경제의 후퇴를 막아내지 못합니다.”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50대 경제인의 걱정스런 충고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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