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중 어느 날 김씨를 감시하던 경찰관과 의사, 간호사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하는 화환이 하나 배달됐다.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 명의로 배달된 화환이 그것.
'쾌유를 기원 합니다'란 리본이 달린 화환이 배달되는 광경을 지켜 본 간호사, 의사, 경찰관들은 '김태촌이 유명 하구나'란 생각을 했다.
이런 사실이 최근 불거지면서 14일 통일부가 사태 수습에 나서는 등 곤혹을 치르고 있다.
통일부 김홍재(金弘宰) 공보관은 "장관 명의의 화환을 보낼 때 장관께 보고하고 있다"며 "화환기록 대장에도 김씨에게 화환을 보냈다는 기록이 없다"고 말했다.
비서실 관계자도 "거래하는 꽃집 등에 확인한 결과 화환을 배달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검찰과 경찰은 김씨의 추종자들이 '세'(勢) 과시용으로 정 장관의 이름을 빌려 병실에 보냈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실세 장관 명의의 화환을 배달시키는 자작극을 연출했다는 것.
김씨는 당시 이 병원 최고층인 18층 특실에 머물렀으며 당시 그를 감시했던 경찰관은 "TV에서 자주 본 연예인 등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인천지법 관계자는 "검찰이 최근 법원에 낸 김태촌 구속집행정지 기간 '일일 동향보고'에 따르면 정 장관 명의의 화환이 병실에 전달됐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검찰은 진위여부를 가릴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구속집행정지 만료 뒤 인천구치소에 재수감됐으며 현재 자신에 대한 보호감호 형이 부당하다는 재판을 벌이고 있다.
인천=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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