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자원봉사활동이 청소년, 직장인, 가정주부,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층이 참여하고 그 활동 범위도 확대되어 시민사회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 시기에 남을 돕는 봉사 정신을 함양해 주는 것은 인성교육의 근본이라 할 수 있다.
1980년대 이후 미국,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이 교육 과정으로 강조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은 일부 청소년단체, 종교단체 등을 통해 소규모로 이뤄져 오다가 1995년 시행된 교육개혁에 의해 학생자원봉사활동이 제도화되기에 이르렀다. 현재 중고등학교 내신 성적에 자원봉사활동 실적이 반영되고, 이는 대학입시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진정한 자원봉사활동은 아직까지도 정착되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 한 현직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부에 기록된 봉사활동의 80∼90%가 허울뿐이며, 일부 봉사활동 확인서는 돈에 의해 거래되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 학생 교사들의 잘못된 인식으로 자원봉사의 순수한 취지가 퇴색되고 있는 것이다.
▼프로그램 부족 편법 조장▼
내신 성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겉치레 식’, ‘시간 때우기 식’ 봉사활동이 많다. 봉사활동을 1시간 했는데도 3∼4시간으로 부풀려 주고, 봉사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확인 도장을 찍어 주며, 부모가 대신 해 주고 확인도장을 받는 등의 일이 비일비재여서 봉사활동이 오히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사회의 편법을 배우는 통로가 되고 있다.
또한 봉사활동거리를 제공해 주는 기관, 시설의 담당자들도 주말이나 방학 때 많은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반면 마땅한 봉사활동 소재가 없어 ‘쓰레기 줍기’ 수준의 일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일부기관은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해서 학생들을 받는 것도 꺼린다. 지역의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활동을 실행하는 학교도 있으나, 이도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큰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자원봉사활동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자원봉사가 배움의 일부라는 봉사학습(Service Learning)의 개념이 확립돼야 하고 청소년들의 취미 특기 적성 등에 부합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 보급돼야 한다. 또 청소년 중심의 동아리 조직, 부모와 함께하는 가족 단위 자원봉사활동 등을 장려해야 한다.
한국청소년자원봉사센터와 16개 시도 및 300개가 넘는 지역단위의 자원봉사센터, 청소년 수련관, 문화의 집 등을 연결하는 전산망을 구축해 학생들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봉사활동 터전 인증제, 봉사활동 마일리지제 등도 적극 도입해 봄직하다.
▼지도교사 배치도 방법▼
현재 시도별로 ‘청소년자원봉사 대축제’를 개최해 우수 봉사자들을 표창하는 등 봉사활동을 권장하는 프로그램이 있지만, 이런 ‘자원봉사 대회’를 더욱 활발하게 열어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아울러 봉사활동 업무를 전담할 수 있는 ‘청소년 지도사’를 양성해 각급 학교 청소년활동 지도교사로 배치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청소년 활동을 실생활에서 청소년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이뤄지는 제반 체험 중심의 활동이라고 정의한다면, 그 청소년 활동의 중심에는 자원봉사가 있어야 한다.
박명윤 한국청소년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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