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충남 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관내 미제사건인 ‘은비정 주점 살인사건’을 해결한 형사계 감식담당 장영현 경사(42·사진)가 서울 경찰병원에서 투병 중이다.
장 경사가 해결한 것은 1994년 12월 22일 서천읍 군사리의 주점 은비정에서 업주 강모 씨(당시 41세·여)가 잔혹하게 살해당한 사건.
장 경사는 지난해 2월 경찰서 서고에서 먼지에 쌓인 이 사건 파일을 찾아내 강간치사 공소시효(10년) 한 달여 전 범인을 검거했다. 비록 검찰이 “상해치사(공소시효 7년)로 볼 수밖에 없다”며 불기소해 범인이 풀려났지만 그의 치밀한 수사는 화제가 됐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장 경사는 이 사건에 매달리느라 차일피일 미뤄놨던 허리통증을 검진받기 위해 지난해 12월 29일 경찰병원을 찾았다가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부인 우모 씨(40)는 “처음에는 놀랄까 봐 병명을 숨겼으나 최근 들어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병세가 악화돼 본인에게도 알렸다”며 침통해 했다.
염기성 서천경찰서 수사과장은 “우리 경찰서와 충남지방청 과학수사계 직원 등이 방문해 치료비로 800여만 원을 전달했다”며 “무척 성실하고 근성 있는 동료의 병환 소식에 모두 안쓰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천=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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