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2명 사망에 “철도공안 폭행” 소문

  • 입력 2005년 1월 23일 18시 26분


노숙자 시위… 서울역 아수라장22일 밤 서울역에서 숨진 40대 노숙자의 사망 원인이 철도공안원의 폭행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노숙자들이 집단으로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서울역 2층 대합실의 집기들이 망가져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연합
노숙자 시위… 서울역 아수라장
22일 밤 서울역에서 숨진 40대 노숙자의 사망 원인이 철도공안원의 폭행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노숙자들이 집단으로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서울역 2층 대합실의 집기들이 망가져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연합
서울역에서 노숙자 2명이 잇따라 숨진 것을 놓고 노숙자들이 “철도 공안에게 맞아 숨졌다”고 주장하며 소동을 부리는 바람에 한때 승차권 판매 업무가 중단되는 등 여행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22일 낮 12시 50분경 서울 중구 서울역 2층 맞이방의 남자화장실 안에서 노숙자 문모 씨(40)가 숨진 데 이어, 오후 5시 50분경에는 노숙자 이모 씨(38)가 화장실 입구 복도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노숙자들은 이날 오후 6시 20분경 이 씨의 시신을 옮기려는 경찰관 20명을 둘러싸고 “하루에 두 명이나 사망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1시간 뒤쯤 경찰 100여 명이 도착했지만 흥분한 노숙자들을 해산시키지 못했으며 노숙자들은 맞이방에서 의자와 쓰레기통을 집어던지며 소동을 벌였다. 이 때문에 오후 10시 반부터 30여 분간 승차권 판매가 중단됐으며 오후 11시경 경찰 200여 명이 추가 투입된 뒤에야 사태가 진압됐다.

경찰은 “노숙자 6명을 연행해 조사했지만 철도 공안원의 폭행을 봤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며 “소문이 소동으로 번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의 시신에 외상이 없는 점으로 미뤄 지병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