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노조 파워’=2004년 현재 공단의 노동조합 전임자는 78명으로 정부 기준(11명)의 7배나 됐다. 이들의 연간 인건비는 27억 원.
인사 때 노조와 사전 협의하도록 돼 있는 직원이 989명이나 됐다. 노조가 경영권에 과도하게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단은 대법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 노조 간부 10명에 대한 인사 조치도 하지 않았다.
주요 업무가 전산화돼 업무량이 줄었는데도 227개 지사(9497명)를 그대로 운영하고 있는 점도 지적됐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전국에 80개 지사만 설치 운영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국민연금관리공단의 4급 이상 인력이 전체 정원의 43%인 반면 공단은 68%에 달하는 등 기형적인 인력 구조를 갖고 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2003년 12월과 지난해 1월에는 시간외근무 여부와 상관없이 시간외근무 수당 명목으로 1인당 29만 원씩(총 29억 원)을 일률적으로 지급했는가 하면 2003년 12월부터 5개월간 지급 근거도 없이 1인당 10만 원(총 62억 원)의 중식비를 주는 등 예산을 엉터리로 집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허술한 재정 관리=약효가 우수한 저가의 필수의약품 보호를 위해 도입된 ‘퇴장방지의약품’제도가 보험 재정만 축낸 것으로 드러났다.
2004년 이후 보험 재정에서 532억 원이 지출됐으나 사용장려금 지급 대상으로 선정된 125개 의약품 성분 중 34개 성분에 대한 사용량 추이를 조사한 결과 32개 성분은 사용량이 오히려 늘어났다.
원가보전 대상으로 지정된 302개 의약품 성분 중 162개 성분도 여러 업체에서 생산되는 등 공급 중단 우려가 없었다.
감사원은 또 “요양기관의 허위 부당청구 사례가 비일비재한데도 인력 부족을 이유로 전체 요양기관의 1% 정도에 대해서만 현지 조사를 실시해 허위 부당청구를 막는 데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총 진료비 중 환자 본인부담 비율이 지난해 43.6%로 조사됐으며 부담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을 비롯한 고액 중증 질환에 대한 보장이 미약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혁신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환자 본인부담 비율을 2008년까지 3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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