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주군 체육시설 ‘짓고 또 짓고’

  • 입력 2005년 1월 26일 19시 57분


울산 울주군이 올해부터 운동장 등 체육시설을 잇따라 조성키로 하면서 ‘공급과잉’ 논란이 일 전망이다.

군은 3월부터 서생면 진하리에 천연잔디구장 2면과 육상트랙 등이 완비된 서생운동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완공한 서생복지센터에서 약 4km 떨어진 곳에 건립되는 서생운동장은 엘리트 선수들의 전지훈련장 조성이 건립 목적.

서생면에 원자력발전소 건립이 추진되면서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원되는 118억원으로 사업비를 충당할 예정이다.

군은 또 “대곡댐 건설로 수몰되는 지역 주민들에게 여가 공간을 제공하겠다”며 6월부터 두서면 서하리에 30억원을 들여 인조잔디구장 등이 갖춰진 체육공원을 짓는다.

범서읍 천상리 구 범서초등학교 자리에도 65억원을 들여 축구장과 배구장 등을 갖춘 체육공원을 조성한다.

이와 함께 내년 12월 공사를 마치기로 하고 95억원을 들여 울주종합운동장도 건립할 계획이다. 부지는 언양읍과 상북면, 삼남면 가운데 선정키로 했다.

4곳의 체육시설 건립에는 300억원 이상이 들어간다.

현재 울주군의 체육시설은 온산읍 덕신리의 온산운동장과 서생면 신암리의 서생복지센터 등 두 곳. 이 곳에는 잔디구장과 테니스장 등이 잘 갖춰져 있다.

울주군은 “주 5일제 근무 확산으로 주민 복지향상을 위해 체육시설을 많이 갖출 필요가 있다”며 “울주종합운동장을 완공한 뒤 다른 읍면지역에도 체육시설을 더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민들은 “농어촌 주민들이 과연 체육시설을 얼마나 이용할지 의문”이라며 “체육시설보다는 마을 주변도로 확 포장 등 숙원사업이 더 급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지방의원들이 치적홍보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에 경쟁적으로 체육시설을 유치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라며 “시설의 적정성 문제와 함께 예산 낭비요인은 없는 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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