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명 건교부건물 한때 포위…공인중개사 불합격자 한밤 시위

  • 입력 2005년 1월 28일 01시 37분


제15회 공인중개사 시험 가산점을 요구하며 과천 정부종합청사 건교부  건물에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시위대. 박주일기자 fuzine@donga.com
제15회 공인중개사 시험 가산점을 요구하며 과천 정부종합청사 건교부 건물에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시위대. 박주일기자 fuzine@donga.com
공인중개사 시험 불합격자들이 5월 22일 치러지는 재시험 때 가산점을 달라며 27일 정부과천청사 경내로 진입해 기물을 파손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이다 8시간 반 만에 해산했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제15회 공인중개사 시험 불합격자 500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경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합격률을 예년 수준으로 높여 합격자를 추가 선발해 달라”고 요구하며 집회를 가졌다.

이들 중 1300여 명은 오후 4시경 갑자기 경비들을 제치고 청사 경내로 진입해 건설교통부가 입주해 있는 4동 건물을 포위한 채 구호를 외치며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14개 중대 1500여 명의 경찰력을 동원해 시위대의 건물 진입을 막았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흥분한 일부 시위대가 돌을 던져 4동 건물의 1층 현관 대형 유리 4장이 깨졌다.

이들은 “정부도 제15회 공인중개사 시험이 터무니없이 어려웠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가산점을 주어 합격자를 추가로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10시 반경 건교부 차관보가 협상대표들에게 “불합격자들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안에 대해 일주일 뒤인 2월 3일 긍정적으로 협상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해 건네자 자진 해산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정부가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결정할 때까지 계속 투쟁할 것”이라며 해산을 거부해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경찰은 시위 참가자 중 34명을 연행했으며, 이 가운데 과격 행위를 한 일부 참가자를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형사입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15회 공인중개사 시험의 합격률은 1.03%로 예년(15%)에 비해 훨씬 낮았다. 건교부는 불합격자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이들만을 대상으로 5월 22일 재시험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정부과천청사에서 일하는 한 공무원은 “최근 테러 위협으로 경비가 한층 강화됐는데 청사가 시위대에 뚫려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과천청사 경비는 경기지방경찰청 소속 총경이 대장인 정부과천청사경비대가 맡고 있다. 행정업무 등을 제외한 실제 경비업무는 경비대에 배속된 706전투경찰대가 담당하고 있다.

정부과천청사에는 건교부 외에 재정경제부 법무부 농림부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환경부 노동부 보건복지부 공정거래위원회 비상기획위원회 등이 입주해 있다.

과천=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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