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는 교수와 직원들의 합의에 따라 27일 총장 선거를 실시하려 했으나 총학생회와 비정규직 노조의 저지에 부딪혀 무산됐다.
일부 학생들은 이날 “교수와 직원만으로 선출하는 총장은 대표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투표를 막았다.
교수와 직원들은 향후 일정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총장 후보 선거관리위원회 박원주(朴元柱·전자정보공학부 교수) 위원장은 “총장 선거를 등록금 인상 거부와 연결하려는 학생들의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며 “현 상황에서 직접투표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우편투표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편투표가 거론되자 교내에서는 공정성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 교직원은 “학내 구성원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표장 봉쇄를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우편투표를 하면 투표과정의 공신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23일 직원들의 저지로 치러지지 못했던 총장 선거가 이번에 다시 무산되자 학교의 앞날의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학본부의 한 직원은 “신학기를 앞두고 대학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민하는 상황에서 영남대만 분규에 휩쓸려 밤잠을 설치고 있다”며 “앞으로 누가 총장이 되든 이번 갈등으로 생긴 상처를 치유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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