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연구에 매진하느라 혼기를 놓쳤던 최 교수는 대기업 기술원장을 역임한 뒤 사업을 하던 남편을 화학공학 세미나에서 만나 3년간 열애 끝에 지난해 결혼했다.
최 교수는 결혼식때 들어 온 축의금과 2002년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으로 부터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로 선정돼 받은 상금 1000만원, 평소 저축한 돈 등 5000만원을 모아 28일 모교인 인하대에 기탁했다.
구두 굽을 수선해 신고 다니는 등 평소 검소한 생활을 해 온 최 교수는 앞으로 월급의 일부를 보태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1억원 규모의 ‘이공계 여성장학금’을 만들 계획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미국 유학시절, 현지 상공인들로부터 장학금을 받았어요. 너무도 고마운 마음에 나도 언젠가는 장학금을 내 후배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렇게 실천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인하대는 최 교수의 호(號)인 아진(我進·스스로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는 뜻)을 따 ‘아진 장학금’을 조성, 올해부터 유망한 이공계 여학생(4명)에게 연간 150만원씩 장학금을 줄 방침.
최 교수는 인하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여성공학기술인협회 회장과 과기부 여성과학기술정책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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