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부산시에 따르면 성매매 피해여성 지원시설에서 생활 중인 4명의 여성이 올해 입시에서 부산의 모 전문대 컴퓨터 관련 학과 등에 합격했다.
이들은 고교 졸업 후 또는 재학 때 집안사정으로 학업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자 유흥주점을 나가거나 채팅을 통해 성매매를 하다 적발돼 이 곳에 수용됐다. 1∼2년 정도 머물며 마음을 다잡은 이들은 삶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대학입시에 도전한 것.
그러나 막상 대입에 합격하고도 부모가 없거나 있다고 해도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 입학금을 포함해 1인당 320만 원가량의 등록금을 마련할 길이 막막했다.
이들의 딱한 사정이 알려지자 허남식(許南植) 부산시장의 부인 이미자(李美子) 여사가 가장 먼저 200만 원을 내놓았다. 이어 청소년선도단체인 부산BBS학교 정분옥(鄭分玉·여) 이사장과 효림병원 김진순(金振順·여) 이사장, 여성단체 등도 나서서 700만 원을 마련했다.
익명을 요구한 70대 할아버지는 “젊은 여성들이 새 희망을 찾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며 선뜻 200만 원을 지원하는 등 7명의 일반시민도 400만 원을 내놓았다.
이렇게 해서 등록에 필요한 1274만 원보다 많은 1300만 원이 모였고 이 돈으로 성매매 피해여성 4명은 등록을 마쳤다.
한 성매매 여성은 “희망의 길을 열어주신 많은 분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공부하고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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