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을 5개월 앞둔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하종성(河鐘聲·59) 업무부장이 대구의 동네별 지명유래 등이 담긴 향토지리서를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그가 최근 ‘역사속의 달구벌을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발간한 이 책은 249쪽 분량으로 대구의 구·군별 동의 이름에 대한 연원(淵源)과 유래 등 지명의 변천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는 “1977년 대구시 총무과 시정계에 근무할 당시 마을, 산, 강 등의 지명을 조사하면서 체계적인 향토 역사·지리서 출간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이 때부터 각종 문헌을 토대로 틈틈이 현장을 방문해 마을 노인의 증언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자료를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20여 년간 수집한 자료와 연구를 토대로 대구의 각 동 이름에 대한 유래와 얽힌 이야기는 물론 동별로 간직한 전통문화 등을 이 책에 담아 향토지리지로서의 완성도를 높였다.
대구 중구의 경우 옛적부터 관청과 관련된 지명이, 동구는 고려 태조 왕건(王建)과 관련된 지명이 많은 이유 등도 소개하고 있다.
그는 또 ‘서라벌’, ‘서울’, ‘달구벌’ 등 지명이 ‘ㄹ’로 끝나는 것이 많다든가 삼국시대의 경우 나라마다 고을이름의 형태가 다르게 사용된 점 등 중간 중간에 지명과 관련한 상식도 곁들였다.
이 밖에 조선시대의 문신 서거정(徐居正)이 대구의 아름다운 절경 10곳을 노래한 ‘십영시(十詠詩)’의 원문과 해설도 담았다.
36년간 공직에 몸담아 온 그는 책 마지막에 자신의 재직기간, 업무수행 소감 등을 남겨 당시의 공직사회 분위기 등을 진솔하게 알려주고 있다.
그는 이 책(권당 8000원)의 판매수익금 전액을 대구시에 전달해 뜻있는 일에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그는 “도시개발 과정에서 유서 깊은 동네와 이름, 유래 등이 사라지기 전에 이를 한데 모아 기록으로 남겨야 할 것 같아 책을 펴냈다”며 “특히 이 책이 젊은 세대에게 우리 고장의 뿌리를 알리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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