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2시 50분 서울 영등포구 구민회관.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가 시작되자마자 ‘사회적 대화 교섭 저지를 위한 전국노동자투쟁위원회’ 등 일부 강경세력들은 이수호(李秀浩) 위원장을 향해 ‘×××’ ‘×××만도 못한’ 등의 욕설과 야유를 퍼부었다.
이후 소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찬반토론, 의사진행발언 등이 이어지다 오후 5시 20분 이 위원장이 “사회적 교섭 안건에 대한 찬반토론을 종결한다”며 찬반투표 돌입을 선언했다. 그러자 객석에 있던 전노투 소속 조합원과 일부 대의원, 참관인 등 60여 명이 순식간에 단상을 점거했다.
20여 분의 정회를 거쳐 회의가 속개됐으나 강경파 대의원들의 조직적인 의사진행발언들로 난항을 거듭하다가 급기야 오후 8시 20분 이 위원장이 찬반투표 돌입 여부를 묻는 표결을 시작하자 대회장은 난장판으로 변했다.
객석에 있던 한 대의원은 단상 앞으로 뛰어가 단상 위에서 페트병에 든 시너를 뿌린 뒤 그 병을 던졌다. 매캐한 냄새가 가득한 가운데 단상은 누군가가 소화기를 분사하고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면서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객석 곳곳에서는 찬반세력 간에 주먹질이 난무했다.
이 와중에 이 위원장이 오후 8시 45분 찬반투표를 강행할 뜻을 다시 밝히자 객석의 대의원들이 대거 단상 위로 몰려가 이 위원장의 마이크를 끄고 의사봉을 빼앗은 뒤 자리에서 밀어냈다.
30여 분간 다시 정회를 거친 대의원대회는 장내 정리를 거쳐 일단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이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속개를 위해 대의원 정족수를 파악한 결과 대의원 재적 과반수 393명에 17명 모자란 376명만이 자리에 남아 있었고 오후 9시 50분 결국 자동 폐회로 이어졌다.
7시간에 걸친 일부 극단세력들의 폭력과 난동으로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무산되는 사상 초유의 순간이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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